#주의_ 1. 무조건 진입하지 말라는 게 아님. 2. 자기가 준비하는 그 시험이 아니면 안될 정도로 어어엄청 확고한 사람은 이 글 안 봐도 됨, 해당 안될 수도?
(이 글은 막판에 무너진 상태로 시험을 치른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쥬륵쥬륵)
1. 사소한 거라도 꾸준히 하는 게 있니?
공부하면서 느꼈던 것들 중 제일 중요한 요소, 바로 ‘꾸준함’. 물론 일주일에 한번 정도는 쉬긴 하겠지만 그 나머지 6일을 거의 10시간동안 공부하는 거? 생각보다 힘들고 지치는 일이다. 운동도 꾸준히 안하는 내가, 그렇다고 평소에 규칙적인 루틴이 있는 것도 아닌 내가 고시를 하기로 마음 먹은 건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이 공부를 매일 하겠다는 무모한 결정을 한 것도 같다. 아무튼 나같이 진짜 간단한 거라도 꾸준한 루틴이 없는 사람들은 고시를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는 거 같다.
2. 스스로 공부를 어느 정도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지?
위 글이랑 이어지는 부분인데, 공부머리도 물론 중요할 수 있지만 결국은 ‘꾸준함’이라는 거. 꾸준함이 중요하다는 걸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었는데 가슴으로 느끼진 못했어서 막판에 무너지는 실수를 해버렸다. 언제고 공부를 하기 싫은 순간이 올 수 있고, 그럼에도 공부를 놓지 않으려고(하기 싫은 날에는 제발 1시간이라도) 애쓰는 거, 매우 필요하다.
3. 소위 말하는 ‘간절함’이 없는 나와 같은 분들은 무조건 스터디메이트를 구하거나 스터디를 하라(약간의 긴장을 유지할 수 있는, 어쩔 수 없이 공부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기).
나는 부모님이 보태주는 돈 일부와 내가 알바를 해서 번 돈으로 공부를 했다. 내가 번 돈으로 공부를 하면 저절로 간절함이 생길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내가 물류알바를 해서 번 돈인데도 그렇게까지 소중한 줄 모르고 썼다, 아마 의식주가 편히 마련되어있어서(집공부를 했음) 크게 간절함이 없었던 거 같다(먹고 사는 게 잘 마련되어있으면 많이들 그럴 듯). 그러나 간절함이 딱히 없다고 굳이 자책할 필요는 없는 게, 엄청나게 멋진 동기와 열망으로 고시를 선택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니 ‘간절함’이 없이 선택한 것에 대해 큰 걱정은 마라. 다만 2번에서도 얘기했듯이 언제고 공부를 하기 싫은 순간이 올 수 있다는 걸 꼭! 꼭! 인지하고(누군가가 단기간에 붙었다고 나도 그때 붙을 수 있다는 착각은 갖다 버려라..은근한 자만 금지), 준비하는 시험의 카페에 들어가서 스터디에 들어가거나 스터디메이트를 구해라.
4. 이런 저런 외부자극에 잘 흔들리거나(유리멘탈) 예민하지는 않은지?
집공부를 했던 나는 부모님이 자주 다툴 때마다 그대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내 기질자체가 예민하다보니 그런 다투는 소리가 들릴 때마다 아주 스트레스를 받았다. 다만 공부하는 동안 남 탓은 참 쓸모가 없다, 누구 때문에 혹은 환경이 별로여서 내가 공부를 못한다? 그렇게 느껴질 때는 방법을 찾자. 예를 들면 집공부를 하는 동안 가끔 부모님이 한 집에 있는 날에는 다투곤 한다면 그때는 독서실이나 도서관을 이용하고, 자기가 드라마나 영화에 과하게 과몰입하는 성향(나처럼 감정적인 사람들!) 이라면 공부하는 당분간은 보지 않으려고 해보고! 아무튼 핵심은 이런 저런 영향으로 공부가 안된다고 느낀다면 마냥 쉬어버리진 말고, 공부를 집중해서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꼭 모색하기.
5. 시험은 막판 쏟아붓기 싸움이라는 걸, 그리고 기본강의 듣는 것보다 객관식부터가 진짜 공부의 시작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는지?(강의를 들으면서 이해가 잘 간다고 자만 금지)
언제고 공부를 하기 싫은 순간이 올 수 있다는 걸 앞서 여러 번 언급했다. 공부하면서 그런 마음은 중간 중간 수백번도 들 것이다, 그건 진짜 상관없다. 다만 나처럼 시험을 보기 1~2달 전에(완전 막판에) 이러는 건 진짜 경계해야 한다. 고시라는 건 내가 강의를 들으면서 이해한 개념을 토대로 객관식 문제들을 여러 번 풀면서, 시험 당일에 시험문제를 쫙 봤을 때 뭘 물어보는 건지 빡빡 개념을 캐치하고, 그간 문제풀이를 연습하며 갈고닦은 스킬을 바탕으로 시간 내에 빠르게 푸는 것이 다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나는 과목별 기본강의를 들으며 잘 이해하는 내 모습을 보고 좀, 많이 심취해있었다. 강의를 들으면서 기본개념 탄탄히 이해하는 거? 당연히 중요하다만 그건 아직 공부의 시작도 아니며, 시험 당일에 무리 없이 빠르게 풀어낼 수 있도록(+풀 문제와 풀지 않을 문제를 빨리 걸러내도록) 객관식 풀이 스킬?을 연마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는 걸 인지하고 있자.
6. 내가 충분히 공부를 하지 않고 있다, 요령피우는 공부를 하고 있는 거 같아 묘하게 양심에 찔리는 느낌이 든다고 느낀다면 조금 더 공부해야함!
가령 내심 설렁설렁 요령피우는 공부를 하는 거 같아 찔리는 마음이 든다면, 혹은 복습한 내용 중 여전히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 내용을 다음날 아침에 상기시키기로 계획을 세웠는데 귀찮아서 안하고 있다면? 그런 찔리는 마음 계속 품고 죄책감 가지지 말고 그냥 좀 더 공부하자. 그래야 더 합격에 가까워지겠지?
7. 벌써부터 떨어질까봐 걱정하는 건 진짜 독이다, 왜냐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니까!
내 마음이 흔들리고 불안하다고 하루하루 쉬면서 느낀 건, 하루가 생각보다 긴 시간이라는 거. 만약 내가 그 하루를 쉬지 않고 공부를 하는 데 썼다면 시험결과가 유의미해지는데 큰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거다. 떨어지는 건 아닐까 걱정하는 마음과 간절함이 부족하다는 괜한 불안감(+외부 일들에 너무 쉽게 휩쓸림)으로 막판에 놓아버린 나로서는 쉬면서 보낸(당연히 온전히, 맘 편히 쉰 것도 아님) 그 시간들이 소중하고도 아깝게 느껴진다. 공부를 떠나서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은 자기 자신을 구성하는 요소(직업, 학벌, 부 등등)와 환경을 바꾸기에 매우 기본적인 자원이고, 각자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도 천차만별인 거 같다. 뭐, 아무튼 얼마 안 남았는데 공부를 성실히 하지 않은 거 같아 포기하고 싶고 시험마저도 보기 싫다면, 제발 섣불리 판단 말고 마지막까지 일단 공부하자. 나처럼 시험 친 사람의 점수와 비교했을 때 막판에 며칠이라도 힘내서 공부하고 시험을 치른 사람들의 점수는 크게 차이날 것이고, 얻는 것(재도전을 결정할 경우의 공부전략 등)도 많을 것이다(설사 결과는 불합격으로 같더라도). 혼자 단정 짓기 금지!
(+마지막으로 어디서 들은 얘기인데, 슬럼프라는 건 무언가를 위해 정말 열심히 애쓴 사람이 겪는 거지 조금 했다고 힘든 건 슬럼프가 아니라고 한다. 잠깐 공부하기 싫고 힘든 걸 ‘슬럼프’라고 단정 짓지 말고, ‘그냥 그런갑다.’라고 받아들이고 공부에 집중해보자.
++또또! 나처럼 자책 많이 하는 사람들, 제발 자책 금지! 죄책감 느끼기 금지!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해나가는 게 맞는 사람도 물론 있다. 근데 나는 자책과 죄책감에 빠지면 불안이 꼬리를 물고 끝없는 동굴로 들어가는 스타일이라 오히려 하고 있는 것에 칭찬을 해줘야 한다. 나 같은 사람들은 제발, 하루하루 공부를 해나갈 때마다 자신을 조금이라도 더 칭찬해주자. 설사 나처럼 막판에 놓는 실수를 했더라도 이번을 발판으로 반성할 점과 내 단점을 명확히 파악하고, 변화해야겠다는 굳은 다짐으로 공부든 뭐든 열심히 해보자. 그냥 다들 실수 좀 하면서 성장하는거지 뭐..)
솔직히 내가 누군가에게 조언할 자격이 되는 건 절대 아니다. 그냥 과거의 나와 지금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그리고 혹시라도 고시공부를 제대로 해볼 생각이 있는 사람들이 진입 전 염두해두면 콩알만큼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서 써본다. 나도 재시를 할지 말지는 고민이지만 진짜로 다시 시험을 볼 생각이라면 내가 고쳐야할 점들은 두고 두고 새겨야겠다..흑흑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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