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본격적으로 시험을 보겠다고 결심했던 때는 19년도.
인강을 듣거나 공부를 시도한 건 18년도에 학교를 다니면서다.
그때가 대학교 4학년이었는데, 그때는 경제학땜에 울었고 19년도에는 세법 때문에 울었다.(ㅋㅋㅋㅋㅋ)
음 사실 울 문제는 아니었다. 경제학은 강사가 진심, 강의력이 1도 없었기 때문에,
강사를 바꾸고 문제를 풀기 시작하면 해결될 문제였고
세법은.. 양을 떠나 뭔지 모르겠는 단어들 투성이어서 가뜩이나 승질나는데
강사분이 너무.. 과하게 긍정적이어서 짜증이 났다.
'저렇게 이해 안 되는 것들 투성인데 뭐 어떻게 긍정적인 마음으로 극복하라는 걸까.. 짜증 나게..ㅠㅠ' 이런 마음에
그 독방 같은 독서실 1인실에서 쥰내 울었다.(ㅋㅋㅋㅋㅋ)
그때 진짜 막막한 마음에 어떤 회계사 겸 강사를 하는 분께 전화를 드린 적도 있다.
그러나 그때 받은 엄청난 질타이자 악담?(간절함이 없다, 직업이라는 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문제이다, 그런 식으로 그만두면 넌 그 어떤 것도 이룰 수 없다..)을 듣고 멘탈적으로 충격이 진짜 씨게 왔다.
진짜 많이 상처받았었고 속상했고 좀 많이 낙담도 했다.
멘탈적으로 그리 강하지 않던, 거의 쿠크다스 멘탈의 시기였어서 그 말을 듣는 순간 더 크게 내재화했고 내가 내 희망을 꺾고 무력하던 시기였달까?
솔직히 공부하다 교육 듣고 취업하다가 다시 취준 하다가 공부하다가.... 이런 저런 찍먹 아닌 찍먹과 맴맴 돌기, 방황을 거치고 약 5년이 지난 지금은 저 말이 뭔지 알겠다.
왜 저렇게 세게 말했는지도 알겠다.
아닌 거 같으면 빨리 관두고 다른 길을 찾으라는 의미에서 세게 말한 게 아닐까.(물론 나 같으면 전화가 온다면 일단 그간의 공부 상황이라든가 뭐가 구체적으로 힘든가 일단 들어보고 살살 말해줄 거 같다, 아는 사람도 아니고 친하지도 않은데 무턱대고 저런 식의 말을 뱉는 건 여전히 아니라고 본다.)
뭐, 공부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집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집안 문제의 직시를 한 후 다투기도 하고 소리도 지르고 포기도 하고... 등을 하고 난 뒤
드디어 좀 괜찮아졌다.
ㅈㄹ을 떨고 나니까 뭐 어느 정도 바뀐 것도 있지만 깨달은 점(부부간의 문제는 자식이 끼어봤자 그들에겐 방해일 뿐이다, 부모 간의 사이가 좋고 정서적으로 독립이 되어있는 게 먼저다)도 있어서 나쁘진 않은 소득인 거 같다.
아, 물론 이런 문제를 떠나서 부모님이 나한테 뭔가 취업이나 뭐라도 되게끔 나한테 압박을 안 하신 것도 솔직히 감사하다. 바라보는 입장에서는 이도 저도 못하고, 속으로는 엄청 괴로워하는 내가 충분히 답답했을 수도 있을 텐데 말이다.
위와 이어서, 나도 지난 5년 간 나와 지내면서 혹은 싸우면서
내재된, 숨겨진 단점을 알게 되었고, 알고도 모른 척한 문제도 꽤 많았다.
성격적으로는 남한테 상처받을 거 다 받아놓고 꿍해있는 것(뭐가 불만인지 말은 안 하는 데 삐져있는 상태),
다소 이기적인 심보,
공부하면서는.. 그렇게 공부가 싫었다면 18년도부터 그만두고 다른 거 하는 게 오히려 현명했을 수 있는데
뭐에 씐 건지 집에서 공부하려는 고집(잘 되지도 않는데 몸 편하려고 고집부림, 날 속임)과
과한 내 욕심(명예는 얻고 싶은데 공부는 하기 싫고, 연애나 다이어트와 취미활동, 외국어도 잘하고 싶은데...) 및 이상적인 나를 상상하면서 그 기분만 느끼고 행동은 제대로 끝까지 한 적이 없다는 거,
남을 기만(같은 방을 쓰는 응갱이는 이미 알아차렸지, 내가 열심히 할 거라는 말과는 다르게 띵까띵까 놀고 응갱이한테 공부시간 등을 인증하기로 해놓고 독서실에서 탈주 오지게 하고_노는 데로만 비상한 뇌가 발동_먹는 걸로 스트레스 풀고 말한 거랑 다른 내 모습에 괴로워하고)하고,
사실은 회계사라는 직업에 간절함도 없고 필요도 못 느끼는데(위 괄호와 같은 이유처럼) 이게 필요하다는 식으로 나 자신마저 기만하고,
누군가의 조언을 귀담아듣지 않고 내 실력을 올리기보다 자존심 부리기에 급급하고..
지금 와서 느끼는 데 포기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내가 무언가를 어떤 고집과 아집으로 나와 남을 속여가면서 '열심히 하는 척' 끌고 가고 있다면 말이다. 지금은 그걸 품을 그릇 자체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게 나쁜 건 또 아니다, 단지 미숙할 뿐. 지금은 때(내가 좀 더 성숙해지고 궂은 노력도 감내할 깜냥이 생기면 그때는 타이밍이 맞겠지)가 아니라는 걸 그냥 받아들이면 된다. 모든 것엔 때가 있다는 게 번뜩 느껴지는 순간..
뭔가 포기라는 것 자체가 되게 나쁜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나 또한 금기시해야 할 것으로만 생각했어서 못하고 있었다.
객관적으로 공부해야 할 분량, 현재 나의 실력 등을 봤을 때 나는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있지 않았고 공부가 그렇게나 하기 싫었는데도 말이다.
이런 나의 상태에서는 오히려 포기를 안 하는 게 이상한 고집이자 아집이다.
나 같은 경우는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게 미덕이다.'라는 말이 적용되지 않는다.
오히려 냉철하게 나를 돌아보았을 때 때가 아니라고 생각되면 놓을 줄도 아는 게 미덕이다.
포기한 지금, 나의 찐 모습을 깨닫고 많은 걸 알게 된 지금.
+아, 이런 식으로 안 그만두다가 망상 속에서 장수생의 길로 빠져들 것도 되게 무서웠따;
내가 cpa를 그만둔다고 바로 행복해지지 않을 거란 건 나도 안다.(근데 옛날의 나였으면 분명히 그렇게 생각했을 것, 그리고 해야 할 것을 맞닥뜨린 순간에 엄청 괴로워하겠지..)
무엇보다 공부가 날 괴롭게 했다기보다는 내가 날 힘들고 괴롭게 만든 나날(=자책)이 참 많았다.
(이제 자책은 최악 of 최악이라는 거 알지? 바보 멍충이란 말은 거두고 그냥 알아차리기만 합시당, 내가 가진 단점도 있겠지만 상황이 힘들었던 부분도 분명 있을 거니까)
스트레스받기 전에 일단 행동하는 내가 되고
다짐과 생각, 느낌은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금방 망각되고 조작되기 마련이기 때문에
망상은 그만하고
일단 그것이 왜 필요한지 구체적인 이유를 꼭 나에게 질문해 보고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과 방법, 필요한 이유와 내 행동만 믿고
내가 하기 쉽고 좋은 것만 하는 게 아니라 궂은 것, 하기 까다롭고 어려운 것도 하면서 인내도 기르고(시간이 필요해)
그러면서 나오는 부족하고 미성숙한 내 모습은 당연한 것임을 받아들이고(나에 대한 존중)
남에게 조언을 구할 때는 존심은 내려놓고 귀담아듣고
뭘 더 쉽게 얻을 수 있나 각은 그만 재고(그래서, 여담이지만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뭘 하지라는 질문이 의미 없게 느껴짐, 어차피 어떤 일이든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견뎌야 할 한계도 분명히 오니까)
내 직관으로 대충 하거나 진심이 아닌 건 다 느낌 오니까 꾀는 이제 그만 부리고
뭐든지 필요해서 하는 마음 그 이상의 압박감으로 하지 말고(욕심 많은 건 알겠는데, 욕심만으로 이룰 수 있는 건 없으니까) 일단 하나만 정해서 그것만 집중하고
(관성이 무섭기 때문에) 금방 내 단점으로 돌아와도 알아차리고 돌리려고 노력하고
목표로 한 걸 이루려고 노력할 땐 나와 남 기만은 이제 그만 좀 하고
스트레스를 풀 무언가를 정하거나 찾아서 제발 좀 하고
이런 다짐 역시 또 시간 지나면 금방 까먹으니까 잊을만하면 계속 보고
.....
그럽시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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